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인용 결정문을 낭독하고 있다. 사진공동취재단헌법재판소가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파면 결정을 내리자 보수의 텃밭으로 불리는 경북지역 민심은 환영과 아쉬움으로 엇갈리고 있다.
헌법재판소는 4일 재판관 '8대 0' 전원일치 의견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을 파면했다.
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"피청구인의 위헌·위법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반행위"라고 밝혔다.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지 122일 만이다.
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하자 4일 서울 종로구 안국역 인근에서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. 헌재는 재판관 만장일치 의견으로 탄핵소추를 인용했다. 류영주 기자헌재의 파면 결정이 나오자 포항과 경주 등 경북지역의 많은 시민들도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.
김민정(48)씨는 "21세기 대한민국에서 비상계엄이라는 어이없는 일이 일어났지만 국민들이 힘을 합쳐 위기를 이겨냈다"면서 "비정상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 같아 정말 기쁘다"고 말했다.
백상기(51)씨는 "헌재의 파면 결정이 나올 때 나도 모르게 환호성을 질렀다"며 "쉽진 않겠지만 지난 몇 달간의 혼란과 어수선함을 모두 추스르고 대한민국의 발전과 안정을 위해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"고 소감을 전했다.
민주당 경북도당과 진보당 경북도당 등 지역 야권도 일제히 환영 논평을 내고 조속히 국정농단의 실체를 밝혀 대한민국 정상화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.
시민들은 앞으로의 기대감도 나타냈다.
포항지역 한 상인은 "정국이 어수선해서 그런지 지난해 말부터 정말 최악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"면서 "우리 사회와 경제가 하루 빨리 안정을 되찾고 상인들도 웃음을 되찾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"고 했다.
4일 오전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리자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허무한 표정을 짓고 있다. 황진환 기자그러나 탄핵에 반대했던 시민들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.
익명을 요구한 70대 시민은 "나라가 이처럼 어지러운 건 정부가 하는 일에 사사건건 딴지를 걸었던 민주당 때문"이라며 "열심히 일하려던 윤석열 대통령이 파면됐다는 사실이 이해되지 않는다"고 목소리를 높였다.
함께 있던 또 다른 70대도 "나라를 팔아먹으려는 사람들은 따로 있는데 헌법재판소가 제대로 상황을 들여다보지 않고 대통령을 파면했다"며 "이제 대한민국은 더욱 심각한 갈등을 빚게 될 수 있다"고 지적했다.
한편, 헌법 제68조 2항은 '대통령이 궐위된 때 또는 기타의 사유로 그 자격을 상실한 때에는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한다'고 명시하고 있어 차기 대선은 5월 24일~6월 3일 사이에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.